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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8. 9. 19:36 - 풍년투자

롯데-농심 그룹 가계도 및 롯데그룹 지배구조

최근 기업경영 승계를 이유로 롯데그룹 신격호(93)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61) 전 일본 롯데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이 후계자 자리를 놓고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친족들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계 구도 결정에 매우 큰 영향력을 가진 신격호 총괄회장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롯데-농심은 형제기업이다. 신격호 회장을 중심으로하는 롯데그룹, 신춘호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농심그룹, 신준호회장으로 중심으로하는 푸르밀 그룹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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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권 분쟁(일명 : 형제의 난)이 불거지면서 신격호 총괄회장으로 시작된 가족사가 새롭게 재조명 받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살아온 93년의 시간만큼 복잡하게 얽힌 롯데그룹의 가족사는 경영권 싸움의 최종 승자를 가리는 데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1940년 고향인 울주군 삼동면에서 고(故) 노순화 씨를 부인으로 맞아 장녀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을 낳았다. 노순화 씨는 1951년 29세에 세상을 떴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장녀(신영자)가 태어나기 전에 일본으로 건너가 와세다대(早稻田大) 화학과를 졸업한 후 1948년 한·일 롯데그룹의 모태가 되는 롯데를 설립하며 일본에 자리 잡았다. 이 때문에 아버지의 손길 없이 자라다 11세에 어머니마저 잃은 신영자 이사장에 대해 신격호 총괄회장은 늘 애틋함을 지녀온 것으로 전해진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아버지의 귀를 잡고 있다'고 할 만큼 큰 딸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며 신영자 이사장의 조언을 대부분 받아들인다는 것이 재계의 전언이다. 신영자 이사장은 이화여대를 졸업한 후 롯데그룹에 입사해 1970∼1980년대 호텔과 쇼핑사업 실무를 총괄하는 등 능력을 발휘했다. 특히 신격호 총괄회장의 고향인 울산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에서 매년 열었던 마을잔치를 지난해까지 살뜰히 챙겨 신 총괄회장의 신임을 얻었다.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실질 지분율 외에 신 총괄회장의 뜻을 결정할 '열쇠'를 신 이사장이 쥐고 있다고 보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두 번째 부인인 일본인 시게미츠 하츠코(重光初子·88)씨의 연년생 아들이다. 하츠코 씨는 1930년대 주한중국 일본대사를 지낸 외삼촌이 있다. 신 총괄회장이 일본 현지에서 롯데의 세력을 확장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차남 신동빈 회장도 서른이 되던 1985년 일본인 부인과 결혼했다. 일본 대형 건설사인 다이세이(大成) 건설 부회장의 차녀인 오고 마나미(大鄕眞奈美)다. 일본 귀족학교인 가쿠슈인(學習院)을 졸업한 그녀는 일본 황실의 며느리 후보로 거론됐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동생보다 7년 늦게 1992년 재미동포 사업가의 딸 조은주씨와 결혼했다.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나 비슷한 길을 걸어왔음에도 두 사람의 성격은 정반대라는 게 안팎의 평가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성격이 비교적 차분하고 신중한 반면 신동빈 회장은 일단 결정을 내리면 적극적으로 밑어붙이는 과감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경영 일선에 있던 2012년까지도 일본 체류 때는 하츠코 씨와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국에서는 세 번째 부인을 맞았다. 1977년 미스롯데 출신인 서미경(55)씨로, 서 씨와의 사이에서는 막내딸인 서유미(32) 롯데호텔 고문을 뒀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신격호 총괄회장이 형제 간 경영권 다툼을 중재해 왔으나 앞으로는 이 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장남과 차남 모두 경영권 승계를 위해 일본 롯데홀딩스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면서 우호지분을 늘리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대 이은 롯데家 형제들의 경영권 다툼 롯데 집안에서 형제간의 다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5남 5녀를 둔 집안의 장남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남동생은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 신정희 동화면세점 사장, 신준호 푸르밀 회장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경영 초기 남동생들과 함께 롯데의 살림을 꾸렸으나 크고 잦은 분쟁이 이어지며 동생들은 모두 각자의 사업체를 갖게 됐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주로 일본에 머물며 바로 아래 동생인 신철호 전 롯데 사장에게 실질적인 한국 롯데의 경영을 맡겼다. 그러나 1958년 신철호 전 사장이 서류를 위조해 롯데를 인수하려다 발각돼 구속된 일이 있다. 이후 신격호 총괄회장은 동생인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과 라면사업을 두고 갈등을 벌였다. 신춘호 회장은 롯데 이사로 재직하던 1960년대 신격호 총괄회장의 반대에도 1965년 롯데공업에서 라면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이 깊어졌고 결국 롯데공업은 회사 이름을 농심으로 바꿨다.

 

막내 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은 롯데제과ㆍ롯데칠성ㆍ롯데물산 등 주요 계열사의 대표를 두루 거쳤다. 특히 롯데그룹 운영본부의 부회장을 맡아 신격호 총괄회장을 대신해 한국 롯데 경영을 지휘했다. 그러나 지난 1996년 서울 롯데제과 부지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법정 소송을 치르며 감정의 골이 생겼다. 이후 그룹의 주요 자리에서 밀려났고 2007년 롯데그룹에서 분할된 롯데우유 회장으로 취임했다. 롯데우유는 ‘롯데’ 브랜드 사용 금지 요청에 따라 2009년 사명을 푸르밀로 바꾸고 롯데그룹으로부터 독립한 바 있다.

 

<좌 : 신동주 전 부회장, 우 : 신동빈 회장>

 

신 회장은 지난달 31일 12개 L투자회사 대표이사로 등재됐다. 그동안 12개 L투자회사 중 9곳의 대표이사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맡고 있었으며 나머지 3곳은 츠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다. 신 회장이 일본에 체류하는 기간동안 츠쿠다 사장과 함께 대표이사 취임 등기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투자회사는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72.65%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지배하면 한국 롯데 그룹을 장악할 수 있다.

 

신동주·동빈 형제간 경영권 갈등이 한·일 롯데그룹의 몸통으로 지목되는 L투자회사가 아닌 ‘일본롯데홀딩스-롯데전략적투자’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 회사의 지배권 획득 여부에 따라 한국 롯데그룹 소유 여부가 가려져 두 회사 주주에 대한 동주·동빈 형제의 표심 잡기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L투자회사에 대한 정체는 여태껏 철저한 비밀에 부쳐져 왔다. 비상장 회사인데다 롯데 특유의 비밀주의 탓에 내부 지분율은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가 거의 없다. 다만 창업주인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신 총괄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이 아니냐는 관측들만 있는 정도다.

하지만 일본 롯데그룹이 2007년 그룹 개편 과정에서 일본 농림수산성에 보고한 사업구조변경 보고서 ‘플랜 두 2008(PLAN DO 2008)’를 통해 지배구조 확인이 가능하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롯데홀딩스와 롯데전략적투자를 양대 축으로 하고 있다.


롯데홀딩스는 핵심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으며 비주력 회사는 롯데전략투자를 모회사로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롯데홀딩스는 L2와 롯데를 완전 자회사로 갖고 있다. 또 L2는 롯데상사와 L3, L4, L6의 지분 100%를 확보하고 있으며, 3개투자회사가 각각 롯데아이스, 롯데물류, 일본식품판매를 완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롯데전략적투자는 L7~11을 100% 지배하고 있으며, 이들이 각각 롯데애드, 롯데리스, 롯데데이터, 롯데건강, 롯데부동산, 롯데물산 등을 흡수 분할하는 방식으로 100% 자회사로 둬 ‘롯데홀딩스-각 투자회사-사업승계회사’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형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L투자회사들은 한국 롯데그룹에서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는 호텔롯데에 대해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19.07%의 지분을 가진 일본 롯데홀딩스다. 하지만 롯데홀딩스 외에도 L제1에서 12까지 L투자회사들의 지분 합계는 72.65%에 달한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의 지배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주요주주인 L투자회사의 지분 확보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아울러 이들 투자회사의 모회사인 롯데홀딩스, 롯데전략적투자의 지배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우선 롯데홀딩스는 신동빈 회장의 우호지분이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을 앞서는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와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신 회장 지분은 우호 지분을 포함해 최소 50% 이상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호세력에는 신 회장 본인 지분 20%, 우리사주조합, 마쓰다 부회장, 신격호 총괄회장과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해온 일본 개인주주들도 더러 포함해 최대 70%를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신 전 부회장은 10%대 후반인 본인 지분과 광윤사(27.65%), 우호세력인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약 1%) 지분 등을 모두 합쳐도 지분이 50%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롯데홀딩스의 의결권은 아버지가 대표인 자산관리 회사가 33%를 지닌다. 나는 2% 미만이지만 32%가 넘는 종업원 지주회를 합하면 3분의 2”라고 주장해 최대 67%라는 전망도 있다. 이러한 관측이 맞아떨어진다면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와 자회사 L2~4·L6을 통해 호텔롯데 지분을 41.99%에서 45.59%(L5 포함)까지 확보할 수 있다. 광윤사도 호텔롯데 지분 5.45%를 갖고 있으나 비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탓에 안정적인 경영권 지분 ‘50%+1’ 확보를 위해서는 나머지 투자회사 지분 확보가 절실하다. 이에 L1·L7~11 투자회사의 모회사인 롯데전략적투자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롯데전략적투자는 L1·L7~11 투자회사 집단을 통해 호텔롯데 지분을 41.93%에서 46.13%(L12 포함)까지 확보하고 있다.

 

롯데전략적투자는 일본 롯데그룹 내 비상장 회사와 마찬가지로 회사 규모나 주주 구성 등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현재 롯데전략적투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일본국제장학재단이 209만주를 갖고 있다.  장학재단이 가진 주식이 롯데전략적투자 전체 주식 중 일부이고 롯데홀딩스가 롯데전략적투자를 지배하고 있다면,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를 확보함으로써 일본 롯데그룹의 장악은 물론 한국 롯데그룹 경영권까지 일거에 취할 수 있다.  하지만 롯데전략적투자의 주주 구성이 신 회장에게 불리하거나 롯데홀딩스와 유사하다면,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에 이어 롯데전략적투자에서도 피 말리는 주총 표 대결을 벌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